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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국악인의 미술관 음악회 <우리음악이 흐르는 미술관>
admin - 2014.03.06
조회 2215

원로 국악인의 미술관 음악회

<우리음악이 흐르는 미술관>

원로 국악인의 미술관 음악회 「우리음악이 흐르는 미술관」 개최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진룡)는 (재)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이사장 이문태)과 함께 3월 15일부터 22일까지 백남준아트센터에서 「우리음악이 흐르는 미술관 」을 개최한다. 전통예술 활용 관광자원화 사업의 일환으로 은퇴한 원로 국악인들의 연주 기회 확대를 위해 시작된 이번 공연은 경기 지역과 서울의 미술관과 박물관에서 개최된다. 경기도 용인에 있는 백남준아트센터에서는 전통과 현대가 만나 선보이는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이번 공연은 미술작품이 전시된 전시장에서 미술작품과 연관성을 갖은 전통음악 공연으로 시각예술과 청각예술이 어우러지는 공감각적인 감상의 세계로 관객들을 초대한다.
마음(心)을 전하는 말(言)
남원 부사 아들 이몽룡은 그네를 타는 춘향의 모습에 반해 방자를 춘향에게 보낸다. 판소리 춘향가 ‘방자 춘향 말 전하는 대목’은 방자가 이몽룡과 춘향 사이를 오가며 두 사람의 말을 전하는 대목이다. 춘향은 방자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감춘 말을 하고, 방자는 이를 이몽룡에게 전한다. 방자는 감춰진 춘향의 속마음을 모른 체 전하지만 이몽룡은 방자의 말을 통해 감춰진 춘향의 마음까지 읽어내며 두 사람의 사랑이 시작된다. 국립창극단 단원으로 활동했던 이용길 명창의 소리로 감상한다.

판소리 춘향가와 함께 감상할 전시는 ‘백남준 전 <말에서 크리스토까지>’이다. 이번 전시는 말(言)을 통해 인류가 메시지를 전달하던 이전 시대의 소통에서부터, 오늘날 TV와 비디오 시대의 소통방식에 이르기까지 백남준이 바라본 커뮤니케이션의 전개 과정을 고찰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특히 말(言)이라는 메시지가 전파될 때 다양한 수단에 의해 변주되는 백남준의 작품에 주목해 마음을 전하는 말을 노래한 판소리 춘향가가 어우러진다. 관객들은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예술의 서로 다른 표현 방식을 통해 진정한 소통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TV 정원> 속 요순시대
백남준 미술관 깊숙이 비도 바람도 들지 않는 공간, 초록의 아열대 식물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듯 하늘하늘 움직이는 곳에 큼지막한 꽃송이들이 군데군데 피어있다. 이 꽃송이들은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 이곳은 백남준의 <TV 정원>이다. 식물 속 피어 있는 꽃은 텔레비전의 영상들이다.

백남준은 텔레비전이 자국문화의 우월함을 강조하는 국수주의적 매체라는 점을 비판적으로 바라보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백남준은 음악과 춤이라는 비언어적 소통매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비디오 작품을 제작하여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아도 즉각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비디오 공동시장’을 주창하였다.

대금 독주곡 ‘요천순일지곡’이 <TV 정원> 한쪽에서 대바람 소리를 일으킨다. 요순시대는 백성과의 소통과 공감의 치세로 동북아 역사상 최고의 평화로운 시대로 꼽히고 있다. ‘요천순일지곡’은 요순시절의 하늘과 해를 노래한 음악으로 음역이 넓은 대금의 매력을 감상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곡이다. 중요무형문화재 제20호 대금정악의 예능보유자 조창훈 명인의 연주로 대금이 연주할 수 있는 최고의 깊이 있는 울림을 감상할 수 있다. 인류의 공감과 소통을 표현한 백남준의 TV정원에서 태평성대를 이룬 요순시대가 펼쳐진다. 전통음악과 백남준이 만들어내는 공간에 초대된 관객은 새로운 소통과 공감을 체험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기루 같은 시간 속 영원을 향한 시간
조선시대 선비들은 글 읽는 틈틈이 음악을 배우고 즐기면서 ‘마음의 평정’과 ‘바름’을 추구했는데 이런 명상적이며 격조 높은 음악은 풍류음악의 전통으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풍류음악 중에서 ‘천년만세’는 선비들의 사랑방에서 사랑받던 음악이었다. ‘천년만세’는 ‘수명이 천년만년 이어지기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는 악곡으로 대학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은퇴한 원로 명인들의 농익은 연주로 풍류음악의 진수를 감상할 수 있다.

‘천년만세’와 함께 감상할 전시는 <달의 변주곡>이다. <달의 변주곡>은 백남준의 대표작 <달은 가장 오래된 TV>가 보여주는 시간의 속성과 예술에 대한 백남준의 사유를 모티브로 시작되어 국내외 여러 작가들이 백남준과 함께 멈춰선 듯 느리게 움직이고 순환하는 시간의 속도를 제시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특히 조소희 작가의 <…어디…>에 주목한다. 사라지기 쉬운 사물로 수놓는 <…어디…>는 한 땀 한 땀 실을 엮어서 공간을 직조해가는 작품이다. 작품은 조용하고 부드럽게, 또한 가볍게 시간을 가로지르고, 움켜쥐려고 하나 쥐어지지 않는 신기루 같은 시간과 삶을 포용한다. 신기루 같은 시간을 포용하는 <…어디…>라는 공간에서 조선 선비들의 영원한 시간을 노래하는 ‘천년만세’가 어우러지며 스피드 전쟁 속에 살고 있는 현대인에게 순간과 영원이라는 새로운 명상 체험을 제시한다.

백남준의 달 아래 새로운 처용무
경주 밝은 달밤에 밤늦도록 놀고 지내다 들어와 자리를 보니 다리가 넷이로구나.
둘은 내 것이지만 둘은 누구의 것인고? 본디 내 것 이다만 빼앗긴 것을 어찌하리.

‘처용무’는 처용이 자신의 아내를 탐한 역신을 용서해주자 역신이 처용의 얼굴만 봐도 그 집에 들어가지 않겠다는 맹세를 하여 사람들이 처용을 ‘역신을 물리치는 신’으로 추대했다는 이야기에서 기원한다. 고려시대 이후 처용의 탈을 쓰고 추는 춤으로 발전해 2009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궁중무용이다. 이날 공연에서는 국립국악원 무용단의 예술감독을 역임한 이진호 명무(名舞)의 춤으로 감상한다.
경주의 달밤에 추던 ‘처용무’가 이번 공연에서는 백남준의 달 <달은 가장 오래된 TV>아래에서 펼쳐진다. 1965년 뉴욕에서 백남준은 초생달에서 보름달에 이르는 과정을 12개의 모니터로 보여주는 <달은 가장 오래된 TV>를 선보였다. 당시에는 진공관 TV에 자석을 갖다 대어 달의 각기 다른 모습을 만들어냈으며, 진공관 TV가 단종된 이후에는 구형으로 생긴 물체를 촬영하여 텔레비전에 설치하는 방식으로 변경되었다. 백남준은 시간의 흐름을 공간에 재현하는 동시에, 인간의 상상을 달에 투여하던 전자시대 이전의 삶과 예술을 표현했다. 관객들은 신라의 처용이 백남준의 달과 만나 만들어가는 새로운 처용의 공간으로 초대된다.
문화는 한 가지 모습으로 고착된 것이 아니라 시대와 역사에 따라 그 모습을 달리하며 변화․발전하고 있다. 이번 공연은 현대적인 것과 전통적인 것의 소통 지점을 찾고자 기획되어 서로 다른 곳에 위치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두 세계의 소통 지점으로 관객들을 초대한다. 관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백남준아트센터 큐레이터의 해설을 들으며 전시장을 투어 하는 형태로 진행한다. 관객들은 오랜 시간 켜켜이 쌓여온 우리 음악이 백남준의 공간에서 만들어내는 또 다른 세계를 통해 전통예술에 대한 새로운 이해의 지평을 체험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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