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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윌리엄 제임스의 『근본적 경험론에 관한 시론』(정유경 옮김) 출간!
다중지성의정원 - 2018.02.17
조회 189

 

 

근본적 경험론에 관한 시론

Essays in Radical Empiricism

 

‘순수경험’의 개념을 통해 ‘합리론’과 ‘실재론’의 한계를 넘어설 뿐만 아니라,
‘합리적 경험론’과 ‘일반적 경험론’의 문제를 ‘근본적 경험론’으로의 전환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윌리엄 제임스의 최후 유고작!

실용주의 철학과 기능주의 심리학을 주도한 윌리엄 제임스의 이 책은
베르그손의 철학과 깊게 공명하면서 현상학을 비롯한 후대의 철학에 큰 영향을 미쳤다.

 

 

지은이  윌리엄 제임스  |  옮긴이  정유경  |  정가  18,000원  |  쪽수  304쪽
출판일  2018년 1월 31일  |  판형  사륙판 (130*188) 무선
도서 상태  초판  |  출판사  도서출판 갈무리  |  총서명  Mens, 카이로스총서 49
ISBN  978-89-6195-174-6 93130  |  CIP제어번호  CIP2018001600
도서분류  1. 철학 2. 서양철학

 

궁극적 실재에 대한 천착과 형이상학적 체계로의 전환이 『근본적 경험론에 관한 시론』의 중심 주제다.
윌리엄 제임스는 경험을 궁극적 실재로 선언하면서 관계의 문제에 대한 경험의 적용, 경험에서 느낌의 역할, 진리의 본성을 탐구한다. 그는 경험이 사물과 사건의 관계를 결정하는 절대적 힘에 준하여 규정될 수 있다는 것을 부정하면서 다원론적 우주를 옹호하는 입장을 편다.
관계는 그것이 사물들을 함께 취하든 따로 취하든 사물들 자체와 마찬가지로 실재적이다 — 관계의 기능은 실재적이며, 생명의 조화와 불화에 책임이 있는 숨겨진 요소는 없다.

 

 

『근본적 경험론에 관한 시론』 간략한 소개

 

윌리엄 제임스는 자신의 “철학적 태도”에 “근본적 경험론”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그것[제임스 자신의 철학적 태도]이 사실에 관한 가장 확실한 결론들을 미래의 경험이 펼쳐지면서 수정되기 쉬운 가정들로 여기는 데 만족하기 때문에 나는 ‘경험론’이라는 말을 하는 것이다. 또한 ‘근본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그것이 일원론의 학설 자체를 하나의 가정으로 다루기 때문이다. 또한, 실증주의라거나 불가지론, 과학적 자연주의 등으로 불리는 저 많은 어중간한 경험론과는 달리, 근본적 경험론은 일원론을 모든 경험이 부합해야 하는 것으로 교조적으로 긍정하지 않는다.” 이렇게 기술한 “경험론”은 학설이라고 하기보다는 “철학적 태도” 또는 정신의 기질이며, 제임스의 모든 저작의 특성을 나타낸다. 그것은 이 책의 열두 번째 시론에서 제시된다.

 

 

『근본적 경험론에 관한 시론』 출간의 의미

 

『근본적 경험론에 관한 시론』에 대하여

『근본적 경험론에 관한 시론』은
1912년, 즉 저자의 사후에 출간되었다. 이 책의 편집자인 랠프 바튼 페리는 제임스의 제자이고 동료였으며, 나중에 제임스의 전기를 남기기도 한 인물이다. 페리가 밝히는 바에 의하면 ‘근본적 경험론’은 제임스가 자신의 글들을 모아둔 어느 서류철에 써놓은 표제였다고 한다. 여기에 포함된 시론들 중에는 제임스 생전에 각기 다른 지면을 통해 이미 발표된 것들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이를 추리고 기존에 들어 있지 않던 글들을 추가하여 현재 상태의 단행본이 나왔다.

‘근본적 경험론’이란 제임스가 자신의 사상을 철학사적으로 규정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명칭 자체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그는 경험론의 전통을 계승하되 이를 근본적(radical)으로 검토함으로써 그가 생각하는 경험론의 한계를 넘어서고자 했다. 이러한 경향은 그의 초기 저작에서 이미 감지된다. 이를테면 그는 첫 번째 저작인 『심리학의 원리』(1878)에서 유명한 ‘사고의 흐름’(stream of thought) 개념을 제시하면서, 사고가 분리된 독립적 부분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본 흄의 교의를 비판했다. 우리의 사고가 고정된 관념들의 연쇄가 아니라 지속적인 흐름이라는 이러한 관점은 문학에 큰 영향을 끼쳐 의식의 흐름 기법을 출현시키기도 했다.

어쨌든 이 관념은 제임스의 저작 전반에 걸쳐 점진적으로 전개되었고, 마침내 ‘근본적 경험론’이라는 명칭으로 규정되기에 이르렀다. 그것은
『믿음의 의지』(1896) 서문에서 처음 등장하며, 그 뒤에는 『진리의 의미』(1909) 서문에서 거론된다. 앞서 말한 ‘근본적 경험론’이라는 표지의 글 묶음은 시간적으로는 이 두 개의 서문 사이, 즉 1907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여겨진다. 이것이 출간을 목적으로 한 사전 작업이었는지의 여부는 알 수 없으나, 어느 쪽이든 근본적 경험론 개념이 제임스 사상의 중요한 사상적 틀이고 지향성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근본적 경험론 ― 우리는 관계 자체를 경험한다


근본적 경험론은 경험을 바라보는 전통적인 이원론적 방식, 즉 주체가 대상과 관계를 맺는 것이 경험이라는 관점을 벗어나고자 관계 자체에 주목한다. 다시 말해서 우리는 관계를 형성하는 항들인 주체와 대상, 의식과 내용, 주관과 객관 등을 구분하기 이전에 관계 자체를 경험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경험론에서 존재는 경험된 것이므로, 관계 또한 존재라고 제임스는 주장한다. 아울러 그 관계를 이루는 항들은 언제나 현재적 사건으로서의 경험이 발생한 후에 비로소 구별되는 일종의 ‘기능적 속성’으로 설명된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그는
파도의 예를 든다. 요컨대 우리는 언제나 전진하는 파고점의 앞쪽을 살아가고 있으며, 그 특정한 파도에 대한 지적 지식을 얻게 되는 것은 이미 그 파도가 소멸된 후, 새로운 파도에 실려 있을 때라는 것이다. 제임스는 이처럼 관계의 항들을 관계 자체로 아우르는 경험을 ‘순수경험’이라고 부른다. 그것은 ‘현재적 사건의 장’으로서 아직 내용으로 구성되지 않은 상태의 경험이기 때문에 ‘무엇’(what)이라 말할 수 없는 ‘저것’(that)이라고도 불린다.

근본적 경험론의 철학사적 위치

전체로서의 경험은 이러한 부분 경험들이 저마다 이행하고 교차하는 시간적 장이라고 볼 수 있으며, 따라서
경험의 주관과 객관은 고정된 것일 수 없다. 자연스럽게 근본적 경험론은 다원론적 세계관이 된다. 결국 우리는 여기서 주요하게 작동하고 있는 시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데, 이것이 제임스의 사상이 종종 베르그손의 철학과 함께 거론되는 이유라고도 할 수 있다. 생전에 이 두 사람 사이에는 교류가 있었으며, 둘의 관점이 정확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은 전통 철학이 ‘시간을 공간화하는’ 점에 대해 지적한 베르그손의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었다.

철학사에서 제임스의 사상을 계승한 것은 주로 후설(Edmund Husserl, 1859~1938)의 현상학러셀(Bertrand Russell, 1872~1970)이나 비트겐슈타인(Ludwig Wittgenstein, 1889~1951)의 분석철학이다. 특히 러셀은 『정신의 분석』(1921)에서 ‘순수경험’ 개념을 중요하게 활용하고 있다. 또한 넬슨 굿맨(Nelson Goodman, 1906~1998), 리처드 로티(Richard Rorty, 1931~2007), 힐러리 퍼트넘(Hilary Putnam, 1926~2016) 등으로 대표되는 ‘신실용주의’에서도 물론 제임스 철학의 자취를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사상적 흐름은 종종
산업 혁명 이후 유럽의 시대정신이라는 관점에서 설명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이를 아는 것은 동시대의 예술이 보여준 다양한 혁명적 시도들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앞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버지니아 울프나 프루스트, 그들 이전에 물론 헨리 제임스의 소설에서 도입된 의식의 흐름 기법을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제임스의 사상은 시지각의 문제에 천착한 인상주의 미술가들과, 이후로 조형예술에서 시간과 경험이라는 화두를 중심으로 계속된 다양한 시도들에 접근할 때도 참조할 만하다.

비교적 최근의 사례로 브라이언 마수미(Brian Massumi, 1956~ )의 저서 『가상과 사건』(갈무리, 2016)을 들 수 있다. 마수미는 제임스의 근본적 경험론을 지렛대 삼아 화이트헤드와 들뢰즈 등의 사상을 ‘활동주의 철학’이라는 범주로 묶어 읽으려 시도한다. 특히 순수경험 개념이 주요하게 등장하는 이 논의에서 마수미는 다양한 분야의 현대 예술 작품들을 가지고 경험과 지각작용이라는 문제를 설명하고자 한다.

 

 

이 책의 구성에 대한 편집자 랠프 버튼 페리의 설명(「편집자 서문」 7쪽)

 

편집자는 이 책을 준비할 때 두 가지 동기에 지배되었다. 한 가지는 제임스 교수의 여타 저작에서 찾아 볼 수 없는 중요한 글들을 보존하고 접근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것은 1, 2, 4, 8, 9, 10, 11장의 시론들에 해당한다. 다른 하나는 독립적이고 일관되며 기본적인 하나의 학설을 체계적으로 다루고 있는 일련의 시론들을 한 권의책으 로 묶어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최초의 계획에 포함되어 있었지만 나중에 다른 책들에 발췌 출간된 세 편(3, 6, 7 장)의 시론과, 최초의 계획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7장의 시론을 이 책에 함께 묶는 것이 최상이라 여겨졌다. 3, 6, 7장의 시론은 시리즈의 연속성을 위해 불가결하고, 나머지 시론들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므로 연구자들에게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7장의 시론은 저자의 일반적 “경험론”을 조명하는 데 중요하며, “근본적 경험론”과 저자의 여타 학설 사이의 중요한 연결고리를 형성하기도 한다.

요컨대 이 책은 논집이라고 하기보다는 전체가 한 편의 논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