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 탄생 90주년 특별전 《완벽한 최후의 1초 – 교향곡 2번》
백남준 탄생 90주년 특별전
《완벽한 최후의 1초 – 교향곡 2번》
▶ 백남준의 두 번째 교향곡 〈20개의 방을 위한 교향곡〉을 국내 최초로 시연하는 전시
▶ 고정된 사고에서 벗어나 예술이 안겨주는 자유를 우리의 감각에서 찾고자 했던 백남준의 사유를 따라 국내 동시대 예술가들과 관객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새로운 형식의 전시
■ 전시개요
전 시 명 : 《완벽한 최후의 1초 – 교향곡 2번》
전시기간 : 2022. 3. 24 ~ 6. 19
전시장소 : 백남준아트센터 제2전시실
기 획 : 한누리 (백남준아트센터 학예연구사)
참여작가 : 계수정, 권용주, 김다움, 문해주, 송선혁, 지박, OC.m
낭 독 자 : 백현진, 선우정아, 양혜규, 이랑, 이창섭, 장기하
텍 스 트 : 백남준, 이희경, 정세랑
주최주관 : 백남준아트센터, 경기문화재단
협 찬 : 노루페인트
■ 전시소개
경기문화재단 백남준아트센터(관장 김성은)는 오는 3월 24일부터 6월 19일까지 백남준 탄생 90주년 특별전 《완벽한 최후의 1초 – 교향곡 2번 The Last Consummate Second – Symphony No. 2》을 개최한다. 백남준이 1961년에 작곡한 텍스트 악보 〈20개의 방을 위한 교향곡〉을 국내 최초로 시연하는 전시이다. 이 작품은 백남준의 두 번째 교향곡으로 작가 살아생전에 연주되지 못했지만, 예술에 대한 백남준의 생각과 그의 작업 세계를 예고하는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20개의 방을 위한 교향곡〉은 제목과 같이 20개의 방이 악보상에 존재할 것 같지만, 실제 작품은 빈방을 포함하여 총 16개의 방, 즉 16개의 악장으로 구성된다. 일반적인 악보의 모습과는 달리, 오선지가 아닌 방으로 추정되는 사각형 모양의 선 위로 음계나 음표의 기능을 대신하는 지시문(텍스트)만이 빼곡히 적혀 있다. 여기서 우리가 악보라는 힌트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셈여림표가 전부이다. 백남준은 16개의 방에 여러 소리(테이프 녹음기)와 사물들, 그리고 감각을 자극하는 장치들을 배치하였다. 청각뿐만 아니라 시각, 후각, 촉각 등을 자극하는 장치와 사물들은 관객의 행동을 유도하며, 악장을 넘기듯 방을 활보하게 한다.
이처럼 악보를 넘기는 주체, 즉 방을 넘나드는 관객이 누구냐에 따라, 그리고 어떻게 이동하고 장치를 조작하느냐에 따라 방의 순서나 전체적인 소리를 계속해서 바꿀 수 있다. 이러한 가변성은 왜 백남준이 작품 제목을 16개가 아닌 20개라고 정하였는지에 대한 단서가 된다. 백남준은 1962년에 쓴 「음악의 전시에 관하여」라는 글에서 〈20개의 방을 위한 교향곡〉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여기에서 관객은 마음대로 방을 옮겨 다니며 적어도 20개의 다른 소리를 선택할 수 있다.” 그에게 방은 물리적 구획의 공간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일어나는 상황과 소리를 비유하는 것이다.
백남준은 고정되고 변하지 않는 절대적 개념의 1초는 어쩌면 존재하지 않을 수 있지만, 상대적 개념의 “완벽한 최후의 1초”는 존재하며 그것의 열쇠는 우리에게 있음을 전하고자 했다. 전시 《완벽한 최후의 1초》는 1960년대 백남준이 사유한 예술의 방향을 따라가며 그가 찾고자 한 진정한 “완벽한 최후의 1초”를 함께 만들어 나가고자 기획되었다. “어떤 불확정적인 음악도, 악보가 있는 어떤 음악도 작곡하지 않으며, [...] 음악을 전시“하겠다는 백남준의 언급처럼 《완벽한 최후의 1초》는 〈20개의 방을 위한 교향곡〉을 전시의 형태로 선보인다.
교향곡의 연주자로 초청된 7명(팀)은 시각예술가, 피아니스트, 첼리스트, 사운드 디자이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가들이다. 작가들은 〈20개의 방을 위한 교향곡〉의 스코어를 기반으로 사운드, 설치, 영상 등 다양한 형식의 작업들을 펼쳐 보인다. 또한 가수, 배우, 소설가, 연구자 등도 낭독과 글쓰기로 연주에 참여한다. 각각의 작품에서 발생하는 소리와 상황들은 서로 맞물리며 하나의 교향곡으로 모습을 갖춰 나간다. 그리고 마지막 완성을 위해 연주자이자 동시에 청중이 되는 관객의 참여가 있다. 백남준은 자신의 악보를 광장처럼 펼쳐 놓고 관람객을 교향곡의 연주자로 초대한다. 관객들은 여러 방에 제시된 참여적 요소를 직접 만져보고 소리를 만들면서 또 다른 연주자로, 참여 작가들과 함께 하나의 곡을 완성해 간다. 전시 《완벽한 최후의 1초 – 교향곡 2번》은 백남준의 예술이 안겨주는 자유를 펼치고자 하며, 그 자유 위에서 마주하게 될 완벽한 최후의 1초는 우리가 각자 느끼는 생생한 감각이다.
■ 주요 전시 구성
전시는 백남준의 텍스트 악보 〈20개의 방을 위한 교향곡〉을 따라 16개의 방으로 구성된다. 16개의 방 중 주요 장면 및 작품은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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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 〈20개의 방을 위한 교향곡〉 (ca. 1961) 부분, 피터 벤젤 소장 이미지 |
셈여림표 “매우 여리게(피아니시모/pp)”와 조명 100W가 지시된 첫 번째 방에는 흐르는 물과 시끄럽게 울리는 낡은 괘종시계, 그리고 15개의 소리가 흘러나오는 테이프 녹음기가 있다. 녹음기에서는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방송부터 2000Hz의 정현파까지 이질적인 소리가 3분마다 3초가량 들려온다. 〈20개의 방을 위한 교향곡〉의 첫 시작을 알리는 이 방은 백남준이 텍스트 악보를 통해 표현하고자 했던 소리의 다양한 형태들을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
시각예술가 권용주는 고유의 기능에서 탈락한 사물들을 통해 사회의 단면을 풍경으로 담아낸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 설치 작품 〈흐르는 물 x 2〉는 백남준의 지시문 “물이 흐른다 / 물이 흐른다”를 구현한 것이다. 백남준과 샬럿 무어먼의 퍼포먼스 〈생상스 테마 변주곡〉(1965)을 모티프로 삼고, 지시문 속 정체불명의 기호들을 사물로 치환하였다. 물로 가득 채워진 드럼통에 한 덩이의 오브제가 낙하와 상승을 반복한다. 지루한 속도로 낙하한 오브제는 약간의 물방울을 튀기며 물속에 잠기는데, 5분여간 물속에 있다가 낙하한 속도의 5배 정도 느린 속도로 상승한다. 천천히 끌어올려진 오브제는 몸통 여기저기에 난 구멍으로 그것이 머금었던 물을 매우 여리게 흘려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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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선혁, 8개 방에 대한 사운드 디자인, 2022, 오픈릴 테이프, 테이프 녹음기, 자체 제작 스피커 등 |
“X선 촬영실에서 사용하는 것 같은 붉은 전등”과 “여리게 여리게(피아노 피아노/p p)” 셈여림표의 이 방은 사람과 자연, 그리고 사물의 소리가 모여 있다. 이러한 구성은 “매우 여리게” 방과 동일한데, 후각적 요소인 “신비스러운 향(?)”이 추가되었다. 공간 한쪽 구석에서 바흐의 마태 수난곡이라 불리는 〈오, 피와 상처로 얼룩진 머리〉가 테이프 녹음기를 통해 두 배 느리게 흘러나온다. 그리고 다른 한편에 있는 테이프 녹음기에선 전차 안의 소음이 들려온다. 두 개의 녹음기 외에도 전화 응답기가 함께 놓여 있는데, 응답기의 일반적인 소리가 아닌 “복권 번호, 뉴스, 주식, 영화 상영시간”이 나온다. 그리고 이 소리들 위로 “살아 있는 새” 소리가 들린다. X선 촬영실도, 전차도, 자연도 아닌 이 공간에서 동시에 감각되는 여러 개의 자극들은 공감각적 심상을 제공한다.
사운드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송선혁은 백남준이 지시한 소리들을 채집하고 번안하여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백남준은 분명하지만 특정적이지 않은 소리들을 지시문으로 제시했는데, 이러한 소리들은 상상하는 주체에 따라 계속 변주될 수 있다. 송선혁은 1961년 백남준이 상상했던 소리의 단서들을 토대로 〈20개의 방을 위한 교향곡〉에서 8개의 방에 대한 소리를 구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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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 〈20개의 방을 위한 교향곡〉 (ca. 1961) 부분, 피터 벤젤 소장 이미지 |
“조금 여리게(메조 피아노/mp)”의 “동시에 낭독” 방은 낭독 (1)에서 낭독 (5), 그리고 경전이라는 뜻의 “수트라(?)”로 구성된다. 수트라를 제외한 각각의 낭독 텍스트는 두 개씩 하나로 묶여 있다. 전시에서는 1번부터 5번까지의 번호를 한 명의 화자로 보고, 한 화자가 두 개의 텍스트를 동시에 낭독하는 장면을 상상한다. 한 화자가 동시에 들려주는 두 이야기는 마치 두 사람의 대화처럼 들리거나 한 내면의 두 목소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마지막 텍스트인 수트라는 물음표가 붙었는데, 해당 경전이 무엇인지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전시에서는 백남준의 「음악의 신존재론」(1963)을 하나의 경전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음악에 대한 백남준의 생각과 〈20개의 방을 위한 교향곡〉에 대한 단서를 이 텍스트를 통해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술부터 음악, 연기까지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가 백현진, 선우정아, 양혜규, 이랑, 이창섭, 장기하가 이 방의 낭독자로 등장한다. 주어진 글과 “낭독”이라는 지시문만을 가지고 마이크 앞에 선 예술가들은 이야기에 대한 자신만의 해석과 본인 고유의 목소리로 글을 읽는다. 지시문 속 “완전한 암흑”은 영상의 검은 화면이 되고, 이는 낭독자의 무대, 즉 방이 되어 전시장에 놓인다. 하나의 영상과 두 개의 스피커에서 나오는 한 낭독자의 두 이야기는 관객의 위치에 따라 한 이야기만 선명하게 들리거나 두 이야기 모두 희미하게 들릴 수 있다. 이처럼 낭독의 메시지는 관객의 위치와 움직임에 따라 각기 다르게 전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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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움, 〈리미널〉, 2022, 8채널 영상, 사운드, 반복재생 / 형광등, 가변설치 |
“매우 강하게 지하실(포르티시모 셀라/fff)”의 첫 번째 방은 백남준식 ‘액션 뮤직’을 잘 보여준다. 백남준은 1963년에 쓴 글 「음악의 신존재론」에서 “보통의 콘서트에서는 소리가 움직이고 관객은 앉아 있다”고 설명하며, 자신의 “액션 뮤직에서는 소리와 그 밖의 것들이 움직이고 관객은 나에게 공격당한다”고 선언한다. ‘고문’이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하는 이 방은 인간의 감각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자극제들로 가득하고, 하단에 제시된 숫자들은 박자나 순서, 또는 숫자 신호 등 무엇이든 될 수 있다. “최대한 환한” 조명 3000W와 “식초 냄새”, “뜨겁게 달군 난로” 등 유‧무형의 다감각적 매체들이 서로 관계를 맺으며 이 방을 구성한다.
김다움은 사람과 장소에서 파생되는 다양한 흔적에 관심을 갖고 여러 매체로 이를 구현한다. ‘고문’의 방에 대한 지시문을 받은 김다움은 그 안의 요소들을 상상의 자극제로 활용한다. 작가는 인터넷에 떠다니는 한 괴담을 떠올렸는데, 그 괴담에 의하면 사회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튕겨 나간 사람들이 공간과 공간 사이에 존재하는 ‘경계의 공간’에 갇힐 수 있다는 것이다. 경계의 공간에 갇힌 사람들은 그곳을 탈출하기보다 오히려 영토를 확장시키는데, 김다움은 이 방을 경계의 공간으로 보고 이곳을 넓혀갈 상상의 자극제들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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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m, 〈포르티시모 – 지하실 (2)〉, 2022, 다채널 스피커, 마이크, 인터렉티브 멀티채널 프로젝션, 가변설치 |
“매우 강하게 지하실 (포르티시모 셀라/fff)”의 두 번째 방은 관객 참여를 예고하는 악장이다. “강한 푸른 빛(?)”은 “최대한 환한” 지하실 방과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스코어에는 관객이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금속 플랫폼이 있으며, 알비스 필터와 정현파 생성기, 그리고 직사각형파 생성기가 놓여 있다. 백남준은 관객들이 지시문 속 각각의 요소를 가지고 마음껏 소리를 낼 수 있도록 구상했으며, 특히 금속 플랫폼에서 이루어질 상황들, 관객들이 “뛸 수도 있고, 서로 싸울 수도” 있는 자유로운 상황들을 상상했다. 그리고 각기 다른 소리를 만드는 장치들을 두어 관객들이 직접 조작할 수 있도록 하였다. 관객에 의해서 연주와 감상이 교차하는 이 방은 청중이자 연주자로 관객을 초대하고자 했던 백남준의 의도를 잘 보여준다.
OC.m은 오시선 크루의 유닛그룹으로 순수예술가, 디자이너, 작곡가, 3D 아티스트 등으로 구성된 다학제적 콜렉티브이다. OC.m은 이 지시문을 토대로 새로운 차원의 악장을 제시하는데, 정현파 또는 직사각형파의 소리를 진동으로 보고 시각적 차원의 소리를 재현한다. OC.m이 새롭게 고안한 금속 플랫폼은 관객의 발 구름이 만들어내는 진동을 인식하여, 다시 관객에게 촉각적으로 전달한다. 이와 동시에 관객이 움직이면서 파생된 소리는 금속 플랫폼 앞에 놓인 마이크에 입력되어, 방을 둘러싼 벽에 시각적인 진폭으로 펼쳐진다. 이러한 여러 차원의 감각, 소리, 진동 등은 서로 뒤섞여 예측 불허한 변주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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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박, 〈형편없는, 경계를 허무는, 독특한〉, 2022, 3채널 영상, 사운드, 30분 |
“형편없는 연주자들로 구성된 자유 오케스트라”가 있는 이 방은 클래식 악기와 축음기, 테이프, 호루라기, 장난감 등 각기 다른 소리를 내는 기구들로 구성되어 있다. 백남준은 이 방에 기구와 악기들을 두고, 누구든 자신이 원하는 때 연주에 참여할 수 있는 자유 오케스트라를 위한 공간을 상상했다.
백남준의 스코어는 첼리스트 지박에 의해 새롭게 재구성된다. 지박은 이 지시문을 동료 예술가들에게 전달하여 ‘형편없는 연주’를 요청한다. 독일, 오스트리아,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한국 등 각국 11명의 연주자들은 백남준의 스코어를 자신만의 해석과 방식으로 연주한다. 이들의 형편없는 연주는 3채널 영상을 통해 상호 유기적으로 엮이며 아무도 예상치 못한 결론으로 향한다. 서로 다른 시공에서 하나의 지시문을 가지고 펼치는 이들의 연주는 완성된 곡처럼 닫혀있는 구조라기보다 열린 결말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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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수정, 〈굿나잇 미스터 백 : 90번의 액션 (Good Night Mr. Paik : 90 Times of Action)〉, 2022, 그랜드 피아노, 업라이트 피아노, 혼합매체 등, 가변설치 |
백남준은 “관객 참여”라는 지시문의 방에 관객들에 의해 연주되는 “장치된 피아노” 두 대를 적어 놓았다. 피아니스트 계수정은 1959년과 1963년에 백남준이 행했던 것과 같이 사물을 이용하여 피아노에 변형과 해체를 가한다. 폐타이어 고무, 못, 전화기, 비디오 플레이어, 돌, 스케이트보드 등 계수정이 가져온 사물들로 새로운 모습을 갖게 된 피아노는 직접 작곡한 〈굿나잇 미스터 백 : 90번의 액션 (Good Night Mr. Paik : 90 Times of Action)〉으로 작동된다. 계수정은 작품명 속 음계와 연결할 수 있는 9개 알파벳을 이용하여 곡의 베이스에 배치하고 각각의 베이스음에 상향 및 하향 9도 음정으로 멜로디를 구성하여 이를 기반으로 즉흥연주 한다. 이 곡은 3월 24일 전시 개막식에 한 차례 연주되는데, 캘리그래퍼 최노아와 협연자 박준의 퍼포먼스가 계수정의 연주에 실시간으로 더해져 백남준의 액션 뮤직을 재현한다. 전시 기간 중 관객들은 이 장치된 피아노들을 연주하며, 같은 공간에서 계수정이 펼쳤던 〈굿나잇 미스터 백〉을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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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주, 〈자연 조각들의 연주〉, 2022, 의자, 윈드차임, 도자, 돌, 나무 조각, 가변설치 |
또 다른 “관객 참여” 방에는 여러 가지 물질들이 제시되어 있다. 나무 조각들과 돌, 조그만 자갈들, 금속 조각, 흙, 얇은 금속판이 방 곳곳에 놓여있는데, 백남준은 이 물질에 관객들이 ”발길질하고 소리와 촉감을 음미”하기를 요청한다. 다른 방에서는 테이프 녹음기나 다른 장치로부터 소리를 들었다면, 이 방에서는 물질이 내는 소리 그 자체를 감상할 수 있다.
지시문에 등장하는 물질들을 가지고 시각예술가 문해주는 관객들이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놀이터를 고안한다. 작가는 관객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물질을 만지고 느낄 수 있도록 지시문 속 재료들을 확장된 형태로 제시하는데, 나무 조각은 낡은 의자들로, 금속 조각과 얇은 금속판은 윈드차임으로 변모되어 방에 배치된다. 의자와 윈드차임은 문해주가 그동안 진행했던 프로젝트에서 중요한 소재로 사용했던 물건이다. 관객의 참여로 완성되는 문해주의 프로젝트는 단순히 보여주는 방식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장치를 마련한다. 관객은 방에 놓인 의자와 윈드차임을 이리저리 옮겨지며, 이질적인 듯 조화로운 소리를 생성한다. 그리고 나머지 물질들은 문해주가 직접 손으로 만든 ‘도장’으로 재탄생했는데, 백남준이 지시문에 그린 물질 기호를 나무와 돌, 흙(도자)에 새겨 하나의 음표로써 기능할 수 있도록 하였다. 백남준의 ‘방’과 닮은 정사각형의 종이 위로 관객들은 음표 도장을 찍으며 나만의 악보를 작성한다.
■ 전시 개막 퍼포먼스
∘ 제목 : 굿나잇 미스터 백 : 90번의 액션 (Good Night Mr. Paik : 90 Times of Action)
∘ 일시 : 2022. 3. 24. (목) 16:00
∘ 장소 : 백남준아트센터 2층 전시실 블랙박스
∘ 출연 : 계수정, 박준, 최노아
※ 사전 신청 접수, 자세한 내용은 백남준아트센터 홈페이지 확인 njp.ggcf.kr
■ 관람안내
∘ 관람요금 : 무료
∘ 관람시간 : 오전 10시 ~ 오후 6시 ※ 관람종료 1시간 전 입장마감
∘ 휴 관 일 : 매주 월요일 (공휴일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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